언젠가는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에 둘도 아닌

유일한 것만을 사랑한다.

 

첫날 밤을 훔쳐보듯

밤하늘에 구멍 낸 달님의

눈빛을 사랑하고

 

아버지와 쏙 닮은

올챙이 같은 내 배꼽을 사랑하고

 

밤새 긁적거린 시 한 편과 함께

나란히 누운

새벽녘의 쓸쓸함을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 마지막이면서도

단 하나 뿐이기에

감히, 거역할 수 없는

 

그리하여 언젠가는 꼭 만나야 할

그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눈에서 가슴으로 스미는

눈물 같은

 

그 한 사람만을

노을빛처럼 사랑하련다.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것을 사랑한다.

 

길모퉁이를 돌아서

두 눈을 부릅뜨고

달려드는 막차를 사랑하고

 

새벽이슬을 뒤섞어 마시는

맑디 맑은 마지막 소주를 사랑하고

 

쓸쓸한 겨울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누군가가 남기고

간 마지막 발자국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