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 에뮬레이터게임 마이너 갤러리에서 퍼옴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emugame&no=1063



일반적으로 우리가 에뮬레이터라고 부르는 것들:

해당 게임들의 하드웨어(CPU, 기판, GPU, 입력장치 등)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해서, 그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그 하드웨어가 아닌 다른 하드웨어에서 돌아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해당 하드웨어에서 구동되는 롬 카트릿지나 디스크를 통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게 하는 것이다.


MAME에서부터 DEMUL이라던가 DosBOX라던가 Snes9x라던가 최근의 RPCS3, Cemu 같은 것같이 이렇게 통상적으로 에뮬레이터라고 불리는 것들은 이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하지만 Teknoparrot을 보자.


흔히들 '이니셜D 에뮬레이터'라고 알려진 프로그램인데,


이것은 세가 RINGEDGE, RINGWIDE를 비롯한 몇몇 PC기반, 임베디드 윈도우로 돌아가는 아케이드 게임을 구동하는 '로더'이다.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게임을 윈도우에서 돌리는 거다. 다만 게임에 필요한 입력장치를 일반 PC에서 쓰는 컨트롤러로 '보정' 해서 일반적인 PC에서 게임 플레이가 원활하게 하도록 하는 것. (추가로 창모드 지원도 있고)


이 Teknoparrot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입력장치와 카드 시스템을 에뮬레이션했다며 Teknoparrot을 에뮬레이터라고 주장한다.

(이거 때문에 레딧에서도 크게 싸움난 적이 있었다. 꼭 저걸 에뮬레이터라고 취급하지 않더라도 에뮬레이터 서브레딧에 아케이드 로더를 다루는 게 왜 안되냐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지만 Teknoparrot이 게임이 돌아가는 시스템 그 자체를 에뮬레이션하는가?

아니다.

단지 통상적인 윈도우 프로그램을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것에 '입력장치, 카드시스템 후킹' 이라는거 하나만 보탠 것 뿐이다.

따라서 게임이 그래픽카드를 탈 수밖에 없으며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게임이 타 하드웨어에 대한 호환성을 생각헀을리가 없다!)

x86_64 시스템이 아니거나, 윈도우가 아닌 OS에서는 실행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혹자는 '어쨌든 입력장치라도 에뮬레이션헀으니 에뮬레이터는 맞다'라고 하는데,


ZDoom이라는, 클래식둠 런처가 있다.

이 ZDoom에서는 도스용 둠의 FM 사운드를 플레이하기 위해서 FM 사운드 에뮬레이션 기능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ZDoom을 에뮬레이터라고 하지 않는다. ZDoom은 둠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에뮬레이션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예로 아예 이름부터가 말장난인 WINE(Wine Is Not Emulator)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윈도우 프로그램에 대한 리눅스 호환 레이어.

저것은 다른 OS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WINE은 OS단에 대한 호환 레이어일 뿐이지 시스템과 하드웨어에 대한 에뮬레이션은 하지 않는다.

즉 x86이 아닌 다른 시스템(ARM이라던가)에서는 WINE을 쓰더라도 윈도우 프로그램을 돌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Teknoparrot은 이 호환 레이어 역할도 아니다!)


실제로 옛날 옛적에 BM98이라는 프로그램이 '오락실 게임인 비트매니아를 PC에서 돌린대' 하는 식으로 비트매니아 에뮬레이터라고 떠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저게 국내에 처음 유입된 곳이 PC통신 나우누리 순수게임사랑 내 에뮬사랑 (GO PGF 55라고 하면 올드 에뮬유저들 기억할거다) 이었으니.

그나마 저 BM98(로부터 파생된 BMS)쪽은 헤비유저들 때문에 인식 변화가 된 예에 속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도 '옛날에 PC방에서 해봤던 비트매니아' 라고 추억하는 사람들 적진 않을거다... 참고로 5키 비트매니아 게임은 현재는 진짜로 에뮬레이터(MAME라던가 플스에뮬)로 구동 가능하다)


혹시라도 이 Teknoparrot이라던가, '이니셜D 구동기' 같은 걸로 질문하러 오는 사람들한테는 이렇게 얘기한다.


'Teknoparrot은 에뮬레이터가 아니며, 윈도우 기반 아케이드 게임의 로더일 뿐이다' 라고.


*참고: 이니셜D 버전 1~3까지는 NAOMI2 하드웨어로 돌아가며, 실제로 DEMUL이라는 에뮬레이터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 외에 플스2 에뮬레이터인 PCSX2로 스페셜 스테이지(버전2의 이식작)과 PSP 에뮬레이터인 PPSSPP로 스트릿 스테이지(버전3의 이식작)가 플레이 가능하다.